구암봉 기슭의 긴 계단 위에 대웅전이 서향으로 서 있고, 그 옆에 1385년(고려 우왕 11)에 세운 높이 2.3m, 너비 1m, 두께 24cm의 태고사 원증국사탑비(보물 611)와 비각이 서 있다. 비석은 널찍한 사각 지대석 위에 귀부를 안치하고 그 위에 비신을 세운 뒤 단부에 이수를 놓았는데, 태고사를 세운 보우의 내력이 기록되어 있다. 비각 왼쪽에 돌로 지은 산신각이, 산신각 뒤에는 부도탑 3기가 남아 있다. 경내에는 원증국사 사리탑인 태고사 원증국사탑(보물 749)이 보존되어 있는데 하대가 넓어서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있고 단정하다. 문양과 조식이 고려 후기의 뛰어난 제작 솜씨임을 단적으로 알게 한다. 부도탑은 넓은 석단으로 이루어진 부도전에 세워졌는데, 사각형 지대 위에 사각형 하대를 놓고, 8각 꽃모양을 조각한 중대와 귀꽃문을 새긴 상대를 놓아 탑신을 받치고 있다.
14세기 후반, 원증국사(圓證國師) 보우(普愚)가 창건한 사찰로, 중흥사지 동남쪽 태고대에 서 있는데, 원래는 중흥사의 부속 암자였다. 중흥사는 고려 초기에 지어진 사찰로 1828년(순조 28)대웅전과 만세루를 중건해 세력을 키웠으나 1894년(고종 31) 화재를 만난 뒤 1915년 홍수까지 겹쳐 현재는 터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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