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인 부산면 지천리에서도 외길을 한참 달려 장흥댐 가까이 가야 만날 수 있는 깊은내펜션은 장흥댐이 들어서면서 생긴 인근의 심천(深川)공원을 순우리말로 바꾼 것이다. 들어가는 길이 쉽지 않아 자동차로 가려면 내비게이션만 믿지 말고 주인장인 권성순 씨에게 전화로 묻고 가는 것이 좋다.
그 이름처럼 이 펜션 한쪽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있으면 물소리밖에 들리는 것이 없다. 쉼 없이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귓가에 울리는데, 고개를 들어보니 하늘은 파랗고, 심산계곡의 수풀이 우거져 있으니 예가 바로 무릉도원이 아닐까 싶다. 옅은 바람에 흔들리는 영산홍꽃도 그림이다.
“전에는 같은 자리에서 목장을 했는데, 여러모로 생각해 펜션으로 바꾸었어요. 지금도 찾아오시는 손님들을 위해 저희가 직접 가꾸는 표고버섯 등속을 드리기도 하죠.” 사람 좋아 보이는 주인장은 지역의 농민에게 봉사하는 농민회 일도 함께 돌보고 있다.
아직은 3개밖에 되지 않는 객실에는 일부러 침대를 놓지 않았단다. 물소리와 바람소리, 새소리 그리고 마음의 소리를 들으려면 침대보다는 온돌이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에서다. 한여름에도 에어컨이나 선풍기도 필요 없다. 문을 열어놓으면 자연의 바람이 모든 더위를 쫓아준다.
특별히 광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입소문으로 알려져 찾는 손님이 많이 늘었단다. 바로 뒤에 객실 여섯 곳을 더 짓는 중이다. 주 중이나 주말 요금이 같고 사람 조금 더 들인다고 추가 요금을 더 받지도 않는다. 자기 욕심 조금 덜 부리면 되는 것을 괜히 손님들에게 폐해를 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다.
바라는 것은 한번 찾은 손님들의 기억 속에 깊은내펜션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는 것. 그의 소박한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어릴 적 누님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해진다.
깊은내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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